9.13 부동산대책 한달.. 갈아타기 수요까지 막아 거래 완전히 실종


정부가 지난 9월 주택수요를 억제하고 공급을 늘리는 내용의 대책을 한꺼번에 쏟아내면서 주택시장이 긴 동면기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9월13일 종합부동산세율을 당초 예정안보다 대폭 올리고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의 대출까지 규제하는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방안(9·13 부동산책)'을 발표했다. 이어 21일에는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택지지구에서 주택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9·21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대책' 못지않게 강력하다는 지적처럼 대책 발표 한달이 지나면서 주택시장에서 정부의 의지가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했다. 거래가 완전히 끊기면서 집값 상승의 근원지로 꼽히던 서울 아파트매매가격 월간변동률이 0.86%로 뚝 떨어졌다. 대책이 나오기 전 2.82%의 3분의1 수준까지 내린 것이다. 하지만 매매가격 내림세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매수세 아예 사라졌어도 호가는 안꺾여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주요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거래가 싹 사라졌다. 일단 호가가 일부 내린 매물이 나오지만 매수세가 싹 사라졌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인근 D공인 관계자는 "대책이 발표되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서 고점때 호가보다 3000만원 정도 내린 매물이 나왔다"며 "매수의향을 밝혔던 고객 몇명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시큰둥한 대답만 들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다고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도 아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2차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세가 아예 없지만 집주인도 호가를 내리고 있지 않다"며 "집주인들은 가격을 내릴 이유도 없고 내린다고 팔릴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서인지 오히려 매매보류로 돌아서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매수세도 없고 급매물도 없는 줄다리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주택자는 안팔고, 무주택자는 못사고
업계 한 관계자는 "매수자, 매도자도 없는 상태의 주택시장 동면기가 시작됐다"며 "과거 대책때와 달리 이번 침체장은 아주 오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침체장이 이어지더라도 급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매물은 일정기간 동안 매물로 나올 수가 없는데다 일반 매물은 최대 60%대까지 양도소득세가 중과돼 정부가 아무리 종부세 폭탄을 예고해도 팔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당분간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정부의 겹규제로 주택시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수요층은 무주택자가 전부지만 수도권의 경우 집값이 너무 오른데다 자금여력도 부족해 매수세력으로 자리잡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도권 지역 무주택자들은 오로지 신규 분양 아파트만 바라보고 있어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1주택자 대출규제로 갈아타기 수요도 사라져
주택시장에서 움직일 수 있는 수요층이 1주택자뿐이지만 이들 역시 매수에 나설 형편이 못된다. 정부가 9·13 대책 등을 통해 1주택자라하더라도 규제지역(조정지역 이상)내에서 신규대출을 자체를 막아놨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교육 목적이나 근무지 변경 등의 이유가 발생해도 추가대출을 해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실수요자인 갈아타기 거래까지 차단돼 시장에서 주택을 매수할 수 있는 세력이 사라졌다"며 "기존 집을 팔아도 대출이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고 기존 집이 팔린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급락 변수까지…주택시장은 안갯속
주택시장이 긴 잠에 빠져드는 또 다른 이유는 연내 종부세법이 국회를 통과할지 여부와 우리나라 경제위기 가능성에 따른 공포감도 한몫하고 있다.

우선 종부세 개정안이 연내에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또 어떤 내용을 담아 통과될지가 관심사다. 만약 정부가 예고한 내용 그대로 통과된다면 내년 6월1일을 기준으로 고가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말그대로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된다.

최근 심상찮은 국내 경기도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지표 모두가 너무 빠르게 나빠지고 있어 경제위기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부자 고객들 가운데는 당분간 보수적인 자금흐름을 가져가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경제지표를 보면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최근 8개월째 10만명을 밑돌고 있고,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등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주택시장이 기나긴 동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무주택자라하더라도 당분간 시장 흐름을 주시하며 신중한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

주택시장 기나긴 동면 들어가나.. 경기침체, 종부세가 최대 변수될듯
출처 : 파이낸셜뉴스 | 네이버 뉴스
http://naver.me/FkAjfn4X

'경제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12.18(화) 기사 모음(경제, 부동산)  (0) 2018.12.20
2018.12.5 (수) 기사 모음(경제,부동산)  (0) 2018.12.07
2017.10.30  (0) 2017.12.17
2017.10.29  (0) 2017.12.16
2017.10.28  (0) 2017.12.14

+ Recent posts